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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이든 고양이와 살아가는 날   2017.09.09. 


나이든 고양이는 손이 많이 간다는 생각을 언젠가 한 적이 있었는데
이제 그 시간마저도 익숙해져 일상 속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.

애처로운 구멍에 애정을 구겨 넣어 빈 곳 없이 지내다가
오늘 문득 그 시간이 길지 않을 수 있다는 느낌이 스쳤다.

별다를 것 없는 날이고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므로 기분 탓이라 여기며 고개를 저었지만
어째서인지 저기 안쪽이 쿠르르 무너지는 바람에 힘없이 누워있는 고양이를 오래 보았다.

고양이는 묘하게 뒤통수로, 감은 눈으로 내가 보는 걸 아는지
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고 우리는 서로 눈을 맞췄다.

잠이 오는지 끔벅끔벅 눈꺼풀을 애써 들어 올려 나를 보는 네게
조용한 미소를 보내자 언뜻 눈망울을 동그랗게 만들어 나를 보는 널
어떡하면 눈에 더 많이 담을 수 있을까 염려하며 오래오래 보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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